작성일 : 2010-09-28 15:54 / 조회 : 6,548
고교 내신 절대평가로 전환에 대한 분석

 

고교 내신 절대평가로 전환에 대한 분석

 

 9월 3주 교육뉴스에서 가장 큰 이슈는 절대평가입니다. 너무나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뉴스돋보기에서 다룬 내용을 다시 공지사항에 올립니다.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9월 3주 교육뉴스들을 살펴보면

① 이르면 2012년(현 중2)부터 고교 내신 평가방법이 9등급의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

② 교과부는 일부 대학이 내신 등급제가 폐지된 것을 악용할 경우를 감안, 공통적인 내신 성적 산출식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

③ 이어 모든 고교에서 2012년 이후 과목별 성취기준 도달 수준에 따라 A·B·C·D·E 점수를 매기는 절대평가제 혹은 고교 ‘학점제’로 바꿀 것

 이러한 절대평가 전환에 언론은 내신 부풀리기, 고교 등급제, 본고사의 부활 등을 우려했습니다.

 

 교과부는 이런 언론의 발표에 대해 사실 내용 및 교과부 입장이라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다시 발표했습니다.


①에 대한 내용은 정책연구진의 여러 의견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절대평가 도입 시기 및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음. ②에 대해서는 공통적인 내신 성적 산출식을 만드는 방안에 대해 검토한 사실이 없음. ③고교 ‘학점제’ 도입은 중장기적 검토사항으로,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가 없음.

 

 결국 이 모든 내용들이 확정된 내용은 아닙니다. 하지만 교과부는 교육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이런 식으로 발표를 해 왔습니다. 사실여부는 좀 더 기다려 봐야 알겠지만 절대평가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서는 입시전략적인 면에서 매우 중요하므로 제대로 알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 절대평가 내용

 현재로서는 2012년부터 고교 학교생활기록부에 현재 9등급으로 매겨지는 석차등급이 사라질 예정입니다. 그러나 과목별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 이수학생 숫자 등 4개 항목만은 그대로 존속됩니다.

 

 기존의 학생부에 기재되던 내용과 변경 후의 내용을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현행>

교 과

과 목

1학기

국어

국어

단위수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

석차등급

(이수자수)

4

95/74.5

(18.6)

2

(539)

 

 <변경 후> 

교 과

과 목

1학기

국어

국어

단위수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

이수자수

4

95/74.5

(18.6)

539


 

 ○ 절대평가의 의미

 역시나 2012년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된다고 발표가 나자 일부 입시학원이나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그럼 특목고가 유리해 지는 것이 아닐까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절대평가라는 명칭만 보고 내신무력화나 본고사 부활 등을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제도는 실제로 특목고에 유리할까요? 현재 발표된 내용으로만 봐서는 특별히 유리할 것이 없습니다. 이름은 절대평가이지만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 이수학생 숫자는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등급이라는 항목이 사라졌을 뿐 상대평가적인 요소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내신 무력화라는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이제는 내신이 단순하게 9등급이 아닌 그 이상의 수로 세분화되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에 내신을 절대적으로 잘 따야 하는 체제로 바뀐 것으로 봐야 합니다. 본고사의 부활이 우려된다는 말도 있는데 사실 특기자전형, 논술 전형은 문제 수준이 이미 본고사형입니다. 기출 문제를 보면 수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어렵습니다. 굳이 본고사의 부활이라고 볼 것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오히려 내신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만약 이슈화되고 있는 절대평가가 실시된다면, 4% 커트라인에 든 아이와 1%안에 안전하게 든 아이, 100점 맞은 아이와 90점 맞은 아이가 똑같이 1등급을 받는 일이 없어집니다. 원점수가 절대적으로 높고 평균과 크게 차이가 날수록 표준점수는 좋기 때문에 중간고사는 잘 봤으니까 기말고사는 대충 봐도 1등급 안에는 들겠지 하는 식의 안일한 공부법은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제 학생들의 진학에 관심이 있는 학교에서는 잘하는 애들을 전략적으로 밀어줄 수도 있습니다. 학교를 선택할 때도 학생 수가 적당히 되고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어 내신을 잘 받을 수 있는 학교+입시 정보에 밝고 아이들의 진학에 적극적인 선생님과 학교장이 있는 학교가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 같은 원점수라도 표준점수가 달라 질 수 있다.

- 원점수 : 정답 문항에 부여된 배점을 단순히 합산한 점수를 의미한다.

- 표준편차 : 각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를 양적으로 표시하는 수치. 학생들의 점수 차가 크면 표준편차도 커지고, 점수 차가 줄어들면 표준편차도 작아진다.

- 표준점수 : 서로 다른 학교의 점수를 비교하기 위해 원점수를 점수분포(평균과 표준편차)를 고려하여 변형한 점수. 시험이 어려워 고득점을 받은 학생의 비율이 낮으면 최상위권의 표준점수는 올라가고, 시험이 쉬워 고득점을 받은 학생의 비율이 높으면 최상위권의 표준점수는 낮아지게 된다. 표준점수는 원점수와 평균점수의 차이가 클수록, 표준편차가 작을수록 높아집니다.

 

 위의 용어들을 보면 평균과 표준편차가 주어지면 내신 부풀리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똑같은 95점이라도 문제가 어려워 평균점수가 낮은 A학교라면 높은 표준점수를 받게 되고, 문제가 쉬워 평균점수가 높은 B학교라면 낮은 표준점수를 받게 될 것이므로, 결국 대입에서는 B학교 학생이 불리해집니다. 그러므로 무조건 문제를 쉽게 출제하여 만점자가 속출한다면 그 학교의 최상위권들은 대입에서 매우 불리해집니다.

 

○ 2014년부터 <완전한 절대평가제>???

 이번 발표과정에서 2014년부터의 <완전한 절대평가제>에 관한 언급이 잠시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은 실제 도입여부는 매우 불투명합니다. 다만 그 성격 자체는 위에서 얘기하고 있던 <상대평가 요소가 반영된 절대평가제>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정말 <완전한 절대평가제>가 도입되어 <수, 우, 미, 양, 가>로만 표시된다면, 특목고, 자사고 등 소위 공부를 한다는 애들을 모아 놓은 학교들은 더 이상 입시에서 불리하지 않습니다. 만약 완전한 절대평가제로 바뀐다면 입시에서 결코 불리하지 않으므로 학습 분위기 좋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 결론

- 2012년부터 시행예정인 내신 절대평가는 실제로는 기존과 다를 바 없는 상대평가입니다.

- 2014년부터 <수,우,미,양,가>의 진정한 내신 절대평가가 시행된다면, 이는 내신무력화로 입시에서 특목고 약진을 불러올 것입니다.